슬픈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by 늘벗 posted Dec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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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신청을 강요당한 한 직장인의 아내가 '슬픈 아내'라는 이름으로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의 답신입니다.

가슴 시린 이야기라 그 슬픈 아내에게 위로의 편지를 감히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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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신청을 강요당한 동료의 아내인 당신에게 먼저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당신은 분명 슬픈 아내임에 틀림없습니다.

'남편이 웁니다.’라고 시작되는 이 슬픈 사연은 당신의 슬픔임은 물론 우리 모두의 슬픔입니다.

우리는 이제 이 슬픔을 뒤로 하고 새로운 출발의 선상에서 힘차게 나아갑시다.

참 슬픈 이 나날들을 우리는 과감히 버리고 주마등처럼 스며오는 그 기쁨과 슬픔의 순간들을 멀리 하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지금 떠나가는 것이 더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고 당신은 분명히 이야기 했습니다.

또 다른 인생을 찾아 달력도, 근속패도, 수건에 박혀 있는 글자도,

그리고 회사에서 기억된 모든 사람들을 이 순간에는 모두 잊으시고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도록 남편을 도우십시오.

당신의 남편은 분명 패잔병이 아닙니다.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그런 당신의 남편은 반드시 꿋꿋하게 일어 날 것입니다.

머지않아 우리들 보다 더 나은 정상에서 웃으면서 살아 갈 것입니다.
‘뭐가 잘못되었기에 이런 씁쓸한 기분을 느껴야 합니까?’라고 당신은 몸부림치면서

그 이유를 확실히 안다고 하셨습니다.

그걸 우리 모두에게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 이유를 스스로 체험을 하여야 합니다.

적자생존의 이 준엄한 현실을 우리 모두는 스스로 체험하고,

이 난국을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자생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제는 일회성의 구조 조정은 없을 겁니다.

이와 같은 구조 조정은 영속적으로 우리를 엄습할 것입니다.

이 구조 조정에 우리 모두가 당당히 대처를 합시다.

그 동안 같이 출근을 하면서, 남편에게 소홀 했던 부분들이,

당신의 아픔을 더 크게 아프게 할 것입니다.

인생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용기를 주는 당신의 슬픈 마음을,

자꾸만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 머금는 당신의 그 모습을 우리는 겸허히 기억할 겁니다.

힘을 내십시오.

어이가 없고 용서가 안 되는 일이 비단 이번뿐일까요?

아닙니다.

앞으로도 무수히 우리를 찾아 올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고 생각나지 않습니까?
살아갈 날이 더 많은 당신 남편은 머지않아 더 나은 정상에서,

웃으면서 당신의 남편을 가슴 아프게 하고 자존심을 건드린 이들을 용서할 겁니다.

분명 용서할 겁니다.

아니, ‘그 땐 내가 비웃어 줄 거라고!’한 당신 역시 용서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토록 잊고픈 달력도, 근속패도, 수건에 박혀 있는 글자도,

회사에서 기억된 모든 사람들도, 당신이 먼저 용서를 하자고 당신 남편을 설득할 겁니다.
당신에게 미안하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이야기 하는 당신 남편을 더욱 더 사랑하십시오.

 

당신의 남편은 분명 패잔병이 아닙니다.

능력 있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는 분명히 옵니다.

그 때에 당신의 남편은 더 나은 정상에서,

이 순간을 슬픈 추억으로서가 아니라

인생을 돌이켜 보는 좋은 기회였다는 기쁜 추억담으로 간직할 것입니다.
그 동안 남편에게 소홀했던 부분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당신이 감싸 주실 것을 저희 동료들은 기원 합니다.

슬픈 아내인 당신이 있는 한, 당신 남편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겁니다.

 

힘을 내세요.

그리고 당신 또한 슬픈 아내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이번의 조치에 관해 마음 아파하고 있으니까요.

진심으로, 당신의 슬픈 마음을 위로해 드립니다.

기를 가지시고, 힘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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