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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도시 바덴바덴에는 세계인이 존경하는 디트리히 폰 코르티츠 장군이 잠들어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그는 히틀러가 신임했던 파리 점령군 사령관이었다.

 

파리를 점령한 히틀러는 이유 없이 시민들을 잡아들이고 프랑스의 유서 깊은 곳을 파괴했다.

그리고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독일군이 퇴각할 위기를 맞게 되자

코르티츠에게 파리를 초토화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코르티츠, 명령은 집행되었는가? 파리는 지금 불타고 있는가?”

 

나폴레옹이 잠들어 있는 앵발리드 기념관에는 2톤의 폭약이 장치되고

유서깊은 노트르담 사원에는 3톤의 폭약이 점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은 건 코르티츠의 명령 한마디뿐.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상관의 명령을 어긴 일이 없었던 코르티츠는 망설이고 있었다.

연합군이 속속 파리로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 명령을 수행하고 얼른 그곳을 떠나야 했지만

그에게 파리는 한 나라의 수도이기 전에 인류의 유산을 간직한 소중한 도시였다.

 

'개선문,

루브르 박물관,

에펠탑 주변을 거닐 때 가슴속에 스며들었던 감동을 한순간에 날려 버려야 하다니….'

 

코르티츠는 끝내 폭파 명령을 내리지 않은 채 연합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가 되기 직전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베르타, 나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오.”

 

1966년 여름,

그가 바덴바덴에서 눈을 감았을 때 그의 무덤 앞에는 꽃을 바치려는 파리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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