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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



만일 당신이 화가라면 바리사이를 어떻게 그리겠습니까? 좋은 옷을 입고, 배가 나오고, 눈을 아래로 깔고, 폼 잡고 십일조를 내는 모습으로 그리지 않을까요?

만일 당신이 화가라면 죄인을 어떻게 그리겠습니까? 어두운 얼굴을 하고, 힘없이 머리를 숙이고 하느님께 자비를 구하는 모습으로 그리지 않을까요?

19세기 독일의 나자렛파 화가인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Julius Schnorr von Carolsfeld, 1794∼1872)는 <바리사이와 세리의 비유>를 우리의 상상대로 그렸습니다. 이 그림은 그가 1851년 런던 방문 때, 그곳에서 의뢰받은 <그림 성경 Picture Bible>(1851∼60) 240점의 목판화 중 하나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두 사람이 성전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옷차림새로 보아 바리사이입니다. 그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루카 18,11-12) 그래서 그는 돈을 내며 세리를 깔보듯이 쳐다봅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지금의 교회에도 있습니다. 남들보다 넉넉해서 교회에 돈푼께나 낸다고 폼 잡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교회에서도 남들과 다르다며 특별대우 받길 원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특별하게 대해주지 않으면 이내 교회를 떠납니다. 배부른 사람은 하느님을 찾지 않으니까요.

다른 한 사람은 몸동작으로 보아 세리입니다. 그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습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 그래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지금의 교회에는 적습니다. 자기가 죄인이라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사람도 적고,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무릎 꿇어 고백하는 사람도 적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교회에서 얻을 게 없다며 이내 교회를 떠납니다. 의인은 교회에서 얻을 게 없으니까요.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 의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 앞에서 부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 앞에서 특별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 앞에서 의롭다고 자신하는 것은 교만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부자라고 말하는 것은 자만입니다. 하느님 앞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교만과 자만과 오만의 죄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가 하늘에까지 이르지 않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8,14)

왜 그런지 아십니까? 그분께서는 가난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의 기도를 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고아의 간청을 무시하지 않으시고, 과부가 쏟아 놓은 하소연을 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집회서 35,16-17) 그래서 겸손한 이의 기도는 구름을 거쳐서 그분께 도달하기까지 위로를 마다합니다.(집회서 35,21) 그분께서는 의로운 자들의 송사를 듣고 머뭇거리지 않고 판결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하느님 앞에서의 죄인이 사람들 앞에서의 의인입니다. 하느님 앞에서의 낮은 사람이 사람들 앞에서의 높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겸손한 기도만이 하늘을 감동시켜 하늘에까지 닿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누구의 기도를 들어주실까요? 바리사이의 기도일까요? 아니면 세리의 기도일까요? 수도자의 기도일까요? 아니면 세무서장의 기도일까요? 답은 그때그때 다릅니다. 기도는 누구의 기도냐가 중요하지 않고, 어떻게 기도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단지 겸손한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겸손합니까? 우리는 하느님께 겸손하게 기도합니까? 묻고 또 물읍시다.

손 용한 신부 ( 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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