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께 드리는 편지

by 늘벗 posted May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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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성모님!
당신의 달인 이 오월에,
장미 꽃향기를 맛보며 당신 만남의 기쁨을 느껴봅니다.

레지오 마리애 총 사령관이신 성모님,
본당 신임 꾸리아 단장님께서 당신을 기리는 이 밤에
제게 꼭 글 한수 올리랍니다.

어머님 기리는 마음이야,
아들보다 딸들이 훨씬 고수라는 게 만고의 진리일진대,
신심이 두 번째라면 서러우실 단장님의 그 명을 거절하기엔
제게는 정말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밤 그 옛날 나자렛에서 순명하신 그 마음으로
자매님의 아리따운 목소리에 비해 밋밋하지만
당신 이름 감히 불러봅니다.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신 성모님!
당신에 대한 진솔된 글들이 넘치도록 많지만,
어인 일로 이 밤 말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당신에 대한 그 많은 아름다운 노래가 있지만,
어인 일로 그 노래 옛날같이 않습니다.  

성모님,
5월 이 한 달간 저희들이 이곳에서 드린 성모송에
당신 따뜻한 사랑을 담아 주십시오.  
개인의 욕심과 집착 때문에 당신 사랑 저버린 이들께
여유로운 웃음 담뿍 안겨 주십시오.
불초 이 편지로 당신의 따뜻한 사랑이
산호본당에 널리 퍼지도록 감히 부탁 올립니다.

성모님, 철부지 학생들 경비를 다소 마련코자 젊은 자모회 회원들이 커피 봉사를 합니다.
주일 중식 후 향기로운 커피 한잔 드시면서 여유로운 삶을 서로 나눠봅시다.
세종대왕 새겨진 돈, 신사임당 할머님 그려진 거라면 아무 지폐나 다 좋다 합디다.
지폐 한 장에 차 한 잔 만들며, 웃음 머금는 자모회 회원님들께 힘 좀 보태주면 어떨까요?

완전히 무자 돌림의 제품만 골라 판다는
우리 농 아줌마들께도 힘 좀 보태 줍시다.
무 방부제, 무색소, 무설탕으로 된,
완전 우리 식탁에 꼭 맞는 거랍니다.
본당 주보의 우리 농 소식을 꼭 좀 보시고,
어디 한번 가벼운 맘으로 들러봅시다.
우리 입맛에 드는 생필품,
미소 띤 우리농 자매님에서 다들 성모님 사랑 담뿍 느껴봅시다.

이번에 오신 수녀님은 매사를 솔선수범 하시기에
모두들 너무너무 좋다고 수근거립니다.
계시는 둥 안 계시는 둥 기도하시며 활동하시는 그 모습 모습이,
꼭 이천년 전 나자렛의 오리지널 그 성모님 대하는 것 같답니다.
그리고 레지오 주회에 오셔서 주시는 훈화 말씀이,
얼마나 야무진지 머리에 쏙쏙 든답니다.

이 아름다운 성모님의 밤,
작년 이맘때에 함께 한 몇몇 분이
저마다의 갖가지 사연들을 이곳에 남긴 채 훌훌 떠났습니다.
내년 이맘때엔,
당신 은총 속에 떠남보다 만남이 더 많아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손에 손을 잡고, 가슴마다 마음을 열어, 불통보다 더 소통이길 빌겠습니다.

성모님, 이 밤 장미 송이와 초로 아름다운 무대를 꾸몄습니다.
당신 이야기를 담은 신부님의 멋진 강론은 더더욱 깊이를 더할 것입니다.
그리고 미사가 끝나면 가벼운 마음 마음으로
다들 성모님과 함께 한 컷트 한 컷트씩 갤러리에 담을 겁니다.
당신 사랑이 모두에게 웃음으로 피어나도록 포즈 잡은 이들을 한껏 안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5월의 푸르름에 물들어 당신 앞에 우뚝 서게 해 주십시오.
다정한 분의 이름을 맘껏 부르며
아름다운 당신을 모두에게 꼭 전하고픈 밤입니다.

성모님! 사랑합니다.  

2015년 5월 28일 산호 본당 성모의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