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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두 살의 아버지와 쉰두 살 된 아들이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때 참새 한 마리가 창가로 날아들었다. 노인이 “저게 뭐냐?”란다.

아들은 “참새예요, 아버지.”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조금 뒤 아버지는 “저게 뭐냐?”라며 다시 묻는다. 아들은 “참새라니까요.”라고 말한다.

조금 뒤 아버지는 “저게 뭐냐?”라며 또 묻는다. 세 번째다.

아들은 짜증을 낸다. “글쎄, 참새라니깐요.” 한참 있다가 아버지는 또 묻는다. 네 번째다.

“저게 뭐냐?” 아들은 그만 화를 내었다. “참새라고요! 왜 자꾸 같은 질문을 반복하세요?”

 

한참 뒤였다. 아버지는 방에 들어가 때 묻고 찢어진 일기장을 들고 나왔다.

그러곤 일기장을 펴서 아들에게 읽어 보란다. 아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읽었다.

거기엔 자신이 만 세 살이었을 때의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오늘은 참새 한 마리가 창가로 날아들었다. 어린 아들은 ‘저게 뭐야?’라고 물었다.

나는 참새라고 답해 주었다. 그런데 아들은 연거푸 스무 번을 묻고 또 물었다.

아들을 안으며 끝까지 다정하게 답해 주었다, 참새라고.

같은 답을 스무 번 해도 즐거웠다. 새로운 것에 관심 갖는 놈이 사랑스러웠다.”

 

세상의 부모 마음은 모두 같으리라. 예수님께서도 이런 마음을 지니셨을 게다.

그분께서는 ‘수종 앓는 이’를 아버지의 시선으로 보셨지, 심판관의 시선으로 보지 않으셨다.

그래서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하냐,

합당하지 않으냐?”라고 물으신 다음, 거침없이 병자를 고쳐 주셨다.

 

물에 빠진 생명을 건져 내려는 인간의 타고난 연민을 과연 무엇으로 막을 수 있을까?

우물에 빠진 이는 물론이고 물에 빠진 소라도 끌어내는 것은

계명을 거론하기 전에 인간이라면 당연히 저절로 하게 되는 행동일 게다.

그러기에 물에 빠진 생명을 살려 낼까를 누구에게 물어볼 필요조차 없으리라.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는 것이 합당한지 아닌지를 물으시는

예수님의 질문에 바리사이들이 대답하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들 스스로도 당연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일 게다.

그런데도 그들은 안식일 계명을 내세우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인간의 본성을 억누르려 든다.

 

율법에만 매달리면 율법만 보이리라. 사람도 보이지 않고 하느님도 보이지 않을 게다.

율법의 ‘노예’가 된 것이다. 안식일은 그분께 충실하고자 다른 일은 ‘잠시 접어 두는 날’이다.

그런데 ‘본래 의도’는 생략하고 ‘껍데기’만 따진다.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고 있는 셈이랄까.

삶의 유연성을 상실하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된다.

 

안식일은 좀 여유를 두고 좀 쉬자. 쉰다는 것은 다음에 할 일을 제대로 하려는 준비이다.

쉴 때는 주님께서 쉬신 것처럼 거룩히 지내야 할게다.

거룩하게 지낸다는 것은 생명과 사랑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신다.

쉰다는 것은 오로지 그분께서 인간에게 내려 주신 축복이니까.

 

우리는 주일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제대로 쉬고나 있을까?

제대로 쉬는 이는 결국 제대로 일하는 이 이다.

휴식을 취하면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쉬지 못하고 일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주일을 지키지 않으면 고해성사를 보아야 한다는 율법적인 것에만 얽매이지 말고,

그분께서 가르쳐주신 올바른 사랑과 감사를 신앙인의 사명으로 늘 명심하자.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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