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드는 날

by 이반 posted Dec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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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빙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 빙하착 : 불교용어 내려놓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