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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정’이라고 하면 우선 떠오르는 모습이 무엇일까? 온 가족이 열심히 성당에 다녀 자녀들이 속 썩이지 않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이 성가정일까? 흔히들 성가정이라면 세상의 좋은 것을 두루 갖추어 행복이 넘치는 가정이란다. 사실 모든 이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지만, 사정을 보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가정도 큰 고민거리는 꼭 하나씩은 안고 가는 것 같다. 더욱이 요즈음에는 경제를 포함한 여러 이유에서 가정을 이루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본받고자 하는 나자렛 성가정의 모습은 어떠한가? 성모님과 요셉 성인 그리고 아기 예수님의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한다. 얼마나 행복한 가정이었는지를 사람들은 제 나름대로 추측을 한다. 행복한 가정이었음은 틀림없다. 그러나 왜 행복한 가정이었는지를 그 내막은 별로 깊게 생각지를 않는다. 그냥 ‘행복했으리라.’라고만 너무 쉽게 추측뿐이다. ‘세 분은 싸우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불평도 불만도 없고 온통 웃음만이 가득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막연히 그렇게만 생각한다.

정말 그랬을까? 세 분에게는 다툼도 불평도 정녕 없었을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성가정이라 불리게 된 것일까? 이는 다소 잘못된 생각일 게다. 성가정을 단순히 ‘고통 없는 가정’이라고만 판단해서는 안 되리라. 마리아의 남편의 직업은 목수인데 요즘으로 말하면 막일하는 이 일게다. 오늘날도 막일꾼들의 삶은 어쩜 고단하리라.

그리고 이 가정은 혼인하기 전부터 드러내기 부끄러운 부부간에 오해와 갈등이 있었다. 또한 머리 피도 마르지 않은 자식이란 게 고작 하는 게 따지고 덤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카 2,49)라고. 이렇게 부부, 부모와 자식 간에 오해의 여지도 있었다. 특히 성모님께서 잃어버린 예수님을 찾아 사흘이나 헤맨 그 심정이야 어찌 하느님인들 아셨을 리가!

성모님도 성전에서 자식을 무사히 찾아 안도하시면서도, 예수님의 대답에 영혼이 칼에 꿰찔리게 될 것이라는 시메온의 예언이 점점 실현되고 있음을 느끼셨을 것이다. 이렇게 그분께서는 주님을 위해 자신의 온 생애를 칼에 꿰찔리는 아픔으로 봉헌하는 삶을 사셨다. 사실 모든 자식은 한동안 부모의 마음을 찌르는 ‘칼날’이 된다. 본인은 모르지만 부모는 늘 가슴에 ‘멍을 안고’ 산다. 그렇지만 부모는 그걸 마음으로만 받아들인다. 부모와 자식 간이기에. 이렇게 그들은 성가정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래서 성가정은 말썽 부리는 사람이 없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얼마만큼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사는지에 달려 있다. ‘하느님의 뜻’은 언제나 시련 뒤에 주어진다. 그분께서는 축복을 주시기 전에 먼저 단련의 과정을 주신다. 시련을 통해 복 받을 사람으로 만드신다. 그러니 우리 가정에 힘든 시련이 있다면 다음에 나타날 그분의 뜻을 기다리는 희망을 안고 참아야만 한다. 이런 과정에서 성가정으로 바뀌는 게 세상사다. 근심이 전혀 없어야만 성가정이라는 관념은 정말 잘못된 생각일 게다.

오늘을 사는 우리가 성가정을 본받자고 한 이유는 분명하다. 가정의 중심에 바로 그 하느님께서 자리하고 계시기에. 나자렛의 성가정은 분명 인간적인 불행의 여건을 많이 지녔으면서도 그 중심에는 그분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 성가정은 중요한 선택과 결단의 순간에 언제나 그 한가운데에 계시는 그분에게 뜻을 물었다.

거룩한 가정이 성가정이다. 성모님과 예수님 그리고 요셉 성인께서 함께 사셨기에 그렇게 부른다. 하지만 세 분께서 ‘사셨다는 그 이유’ 하나로 성가정이라고 부르는 것은 결코 아니리라. 세 분께서 ‘성가정의 사람답게’ 사셨기에 그렇게 부른다. 그것은 어떠한 삶이었을까? 자신의 뜻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삶이었으리라.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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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마타 2015.12.29 08:42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감동적이네요.주일에 신부님께서 강론에서도 언급한 것들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앞으로 좋은글 많이많이 올려 주세요 오늘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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