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빈곤에서 알 찬 충만으로 /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by 늘벗 posted Aug 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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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알렉산더 대왕의 유언이다. “내가 죽게 되면 손을 관 밖으로 꺼내 주시오. 천하를 손에 쥐었던 자도 죽을 때에는 결국 ‘빈손’으로 간다는 걸 보이고자 하는 것이오.” 우리는 평생을 모았던 재물이나 쥐었던 권력을 놓고 간다. 죽을 때에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건 너무도 평범한 진리이다. 허나 많은 이가 이를 잊은 채 산다. 가진 걸 아무리 움켜쥐어도 죽을 때에는 빈손으로 가지만, 그것을 남에게 내 주어 사랑의 흔적을 남기면 그 이는 영원히 다른 이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게다. 가진 게 많은 이가 부자가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어 하늘 곳간에 덕을 많이 쌓는 이가 진정한 부자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 그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지는 것이 더 쉽다.” 제자들이 이 말씀에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받을 수 있는가?”라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가능하다.”(마태 19,23-30 참조)’

예수님은 ‘무소유(無所有)’를 추구하란다. 소유는 어쩜 부의 축적이지만 영적 빈곤만을 가져오기에. 이렇게 소유는 어쩜 ‘텅 빈 빈곤’만을 초래하게 되리라. 따라서 우리는 비우고 비우면서 그 공간에 주님을 모시는 공간을 마련해야 할 게다. 여길 주님은 은총으로 채우실 게다. 이게 ‘알 찬 충만’ 이리라. 사실 재물은 가질수록 욕심과 걱정만 는다. 따라서 재물에 대한 탐욕과 집착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영적 빈곤’이기에. 영혼이 굶주려 주님 힘을 받지 못해, 결국 후회 속에서 죽음을 맞으리라.

물론 재물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 물질을 많이 소유하고 세상일에 관심이 많으면 그만큼 하느님을 잊어버릴 위험이 많게 되니까. 그렇다고 부자들 모두가 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뜻은 결코 아닐 게다. 문제는 각자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탈렌트나 재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척도가 될 게다.

우리의 삶이 어떤지를 돌아보자. 썩어 없어질 하찮은 재물에 쌓여 ‘영적 빈곤’ 속에서는 주님을 모실 수는 없다. 무소유는 가진 게 없는 걸 결코 말하지 않는다. 무소유는 가진 걸 비워 내는 거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신마저도 포기하는 걸 말한다. 덜어 내고 비우면서 주님 뒤만을 따른다면, 그분은 당신 은총으로 넘치도록 가득 채워 주시리라.

인생 문제를 돈이면 다 해결하고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부자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을게다. 이렇게 모든 것을 지상의 것들에 둔다면 하느님 나라는커녕 하느님도 보이지 않으리라. 그래서 부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려울 수밖에. 우리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낫다는 진리를 명심하자. 그리하여 잠시 지나가는 것에만 휘말려, 영원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