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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이끄는 문은 넓고 길도 널찍하여 그리로 많이 들어간다.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좁고 또 그 길이 얼마나 비좁은지, 그리로 드는 이들은 적다.”(마태 7,12-14 참조) 베들레헴에 있는 ‘예수님 탄생 성당’에 가면 아주 낮고 좁은 문이 있다. 누구든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몸집도 줄인 상태여야만 들어갈 수 있는, 소위 생긴 그 모양 그대로 ‘좁은 문’이다. 겸손하게 몸을 낮추어 통과해야만 성당 안의 ‘예수님 탄생’의 그 성스러운 장소에 들어갈 수 있다나. 그래도 많이들 드나든다.

문이 넓어도 많은 이가 그 문으로만 들어가려 하면 좁아질 수밖에 없고, 반면 길이 제아무리 좁다 하여도 그 길로 가는 이가 없다면 그 길은 쾌나 넓다. ‘멸망으로 이르는 문, 그리로 들어가는 자들이 예상보다는 상당히 많단다.’ 많은 이가 가는 길을 뒤좇으면서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고 달릴 것이 아니라, 이 길이 올바른 길인지 짚어 보아야 하겠다. 생명으로 이르는 길은 비록 작은 길이지만 비어 있을 수도 있기에.

요즈음 다들 생활이 어렵단다. 왜 이런 고충을 크게 토로할까? 그건 진지하게 사는 게 아닌, 그게 쉬이 오기만을 바라기에 그럴 수도. 은총 속에 여유를 두고 나아가야지, 그저 속 좁게 한탕주의로 오기만을 기다리기에. 사실 많은 이가 서로를 외면하고 자기애에 빠져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남을 위해 삶을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굳이 입소문 날 정도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아니더라도, 그저 그게 지극히 ‘삶의 일부’로 하는 이가 곳곳에 있다. 삶이 결코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아는 이들일 게다.

헤어지고 싶지만, 정 때문에 산다는 부부들이 쾌나 있는 것 같다.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한탄을 하고, 능력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고 서로를 원망하는 부모 자녀들도 많다. 이렇게 시부모나 며느리와 같은 고부 갈등에 이르기까지 삶의 흠집 내지는 상처가 끊이지 않지만, 어쩜 이것들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이기도 할게다. 운명처럼 엮어진 인생이기에 삶을 더 곱씹으며 그들이 서로를 살게 해 주는지도.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 예수님 말씀마냥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심’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가정사를 푸는 참 지혜이리라.

만약 예수님께서 크고 거창한 일을 꼭 꼬집어 주셨다면 쉽게 순명했을지도. 그러나 아주 평범한 진리를 던지셨기에 가볍게만 넘긴다. 천국의 문은 분명 좁기에 그리로 가는 이 역시 적다. 성실한 이에게는 좁은 문이 더 이상은 없다. 넓거나 좁거나 다 같은 문이니까. 작은 일에 성실한 이만이 큰일도 제대로 할 게다.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이다. 이 문으로 간다는 건 져야 할 자신만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거다. 그래서 그 길에는 경쟁이 적고 그 문도 언제나 넓다. 그 ‘활짝 열린 大道無門’으로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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